4일 SK, 재계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따로 또 같이 3.0’ 도입을 앞두고 최 회장은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신경영체제의 핵심인 ‘계열사의 완전한 독립경영’과 ‘위원회 기능 강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다각도로 찾고 있는 것.
최 회장은 우선 그룹 단위의 의사결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최 회장은 ‘따로 또 같이 3.0’에서 지주사의 권한을 이양 받은 6개 위원회 중 글로벌성장위원회를 맡아 신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할 계획이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최근 생각을 바꿨다. 위원회에 각 계열사의 CEO가 참여하기 때문에 자율경영 보장이 핵심인 신경영체제의 취지를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 기존의 영향력을 그대로 행사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로 했다.
최 회장은 6개 위원회에 해외를 포함한 외부 인사를 일부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그룹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위원회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SK는 지난달 △전략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 6개 위원회의 역할을 조정했다.
최 회장은‘따로 또 같이 3.0’을 논의하는 두 번의 CEO세미나를 통해 “앞으로 자기 회사의 일을 지주회사에 물어보지도 가져오지도 말아야 한다”며 수평적 의사결정 체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배구조도 기업의 문화다. 기업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제때에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총수의 권한을 위원회(계열사)에 넘기려는 최 회장의 시도는 높게 평가하면서 기업 문화로 정착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권한을 한 번에 내려놓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 회장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고민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이라고 말했다. 그는 “SK의 신경영체제가 효과적으로 정착된다면 대기업 지배구조의 새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는 각 위원회 등의 인선 작업을 정기인사와 함께 내년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