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4일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사람의 간의 일부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 3000례 기록을 달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체 3000건의 수술 중 절반이 넘는 1611건의 수술이 자식이 부모에게 간을 기증해 이루어진 경우다. 병원측은 최근 효(孝)에 대한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부모를 향한 자식의 마음은 여전히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기증자가 2명인 2대1 간이식 347건을 제외한 2653건 중 1466건의 기증자가 자녀로 나타났으며 친인척으로부터 이식을 받은 경우(463건)와 형제자매로부터 받은 경우(270건), 부모(190건)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347건의 2대1 간이식 중 145건의 수술에서 두 명의 기증자 중 한 명이 자녀로 나타나는 등 자녀 기증이 총 1611건에 이른다.
1611건의 자녀 기증자에서 아들은 1214명, 딸은 397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체격이 큰 만큼 기증할 수 있는 간의 양도 더 많아 기증자로 적합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성공률 측면에서도 1주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어 수술의 성공률이 극히 낮은 환자들을 모두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96%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황신 장기이식센터 소장은 "생체 간이식 3000례의 기록은 도전과 열정의 정신으로 수술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해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혀감으로써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