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해 1조3000억 원대 피해를 준 현재현(67) 전 동양그룹 회장에게 개인파산을 선고했다. 채권자들이 빚을 일부 돌려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단독 권창환 판사는 동양사태 피해자 남모 씨 등 2명이 현 전 회장을 상대로 낸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현 전 회장의 재산을 조사한 뒤 이를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현재 신고된 채권자는 37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회 채권자집회는 12월 21일에 열린다. 채권자집회에서는 파산관재인이 조사한 결과를 보고하고, 채권자들은 의견을 진술한다.
현 전 회장의 재산으로는 서울 성북동 주택과 토지, 미술품 300여 점의 경매 대금 공탁금, 티와이머니 대부주식 16만 주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현 전 회장의 채무내역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부동산등기부에 담보가 설정됐거나 가압류 돼 나타나는 금융기관과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한 채무만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P 사기 사건 피해규모는 7685억 원이지만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상당 부분 변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전 회장은 2014년 2~9월 그룹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실 계열사 CP와 회사채를 판매해 개인투자자 4만여 명에게 1조3000억 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현 전 회장은 지난해 징역 7년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