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은 이날 오전 주요 임원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최근 계열사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와 관련해 국민과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어 “검찰수사에 협조해 조기에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며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회장은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어떠한 여건에서도 업무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기업윤리를 최우선적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이 검찰 수사 협조를 강조한 것은 이전 경영진과의 선 긋기를 명확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검찰은 정준양 전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이전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정준양 전 회장과 정동화 전 부회장은 조만간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자 이 회사의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포스코는 현재 사우디국부펀드(PIF)에 포스코건설의 지분 40%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또 포스코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은 PIF와 국영자동차회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포스코건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검찰의 포스코건설 수사가 진행되면서 PIF 측이 지분 인수를 재검토하거나 사업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 회장은 검찰이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13일 주주총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PIF와 추진 중인 합작사 설립 협약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