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비교적 선방한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포스코는 24일 콘퍼런스콜을 통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7036억원, 영업이익 83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14.7%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매출액이 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7.1%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은 4872억원으로 전분기 560억원보다 775% 크게 늘었고, 2410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02% 증가했다.
포스코는 계속되는 철강경기 침체와 환율위험, 만성적인 공급과잉 등의 압박으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또 권 회장이 지난 3월 14일 취임 후 3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조직 혁신작업이 정착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포스코는 예상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개선된 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포스코의 실적이 좋게 나온 이유는 해외 생산법인의 수익성 개선 덕분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후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활동을 해외로 이어갔다. 해외 철강사업조기 정상화 달성과 함께 현지 고객 기반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 1월 조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일관제철소는 가동률은 1분기 24%에서 2분기 74%로 크게 향상됐고, 2분기 판매량은 53만톤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스테인리스 법인의 실적이 개선됐고, 계열사 가운데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생산량 증가로 약 3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거두면서 2분기 철강부문에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은 사업매각과 자산유동화를 병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8일 발표한 광양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지분 매각, 포스화인, 포스코 우루과이매각 추진과 더불어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 사업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영훈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은 “수익성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판매하며 기대치보다 상회하는 영업실적 달성했다”며 “광양 LNG 지분 매각 등 자산유동화를 통한 사업구조 개선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5년 말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2조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하반기에 또 다른 시험을 남겨두고 있다. 원료가격이 하락하면서 산업계 전반으로부터 가격인하 압박을 받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조선, 자동차, 가전 등 산업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수입 원료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인하 요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강세와 수입차 판매 비중이 올라가면서 자동차 업계의 가격인하 압박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무작정 고객사의 요청에 응하기보다는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고객사의 가치를 재고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판매해 현재 가격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포스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연결기준 64조5000억원, 단독기준 30조원으로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