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디스플레이 계열사 통합 법인의 초 대 수장에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SMD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합병 후 사명을 삼성디스플레이로 확정짓고 오는 7월 1일 정식 출범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달 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초대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연매출 30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이 탄생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조수인 SMD 사장을 유력한 대표 후보로 점치고 있다.
'D램의 달인'으로 불리는 조수인 사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이다. 1979년 입사 후 D램 설계를 시작으로 설계실장, 제조센터장 등을 지내며 차세대 D램 개발을 주도했다. 기술 부문에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3차례나 수상했다. 소탈한 성격이지만 업무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SMD 사장 취임 후 세계 최초 5.5세대 OLED 공장 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전세계 AMOLED 시장을 95% 이상 점유하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 2월에는 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에 취임함으로써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대표하는 얼굴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LCD보다는 OLED와 AMOLED 등을 키운다는 전략이어서 그간 SMD를 이끌어 온 조수인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김종중 사장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후보 중 한명이다.
김종중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으로 그룹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 전략 기획실 핵심 자리를 두루 역임한 '관리통'이다. 이 때문에 대형 투자와 전체적인 사업 방향을 구상해야 하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정밀화학 시절 대표이사를 맡으며 회사 사업과 경영 전반을 책임진 경험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COO(최고운영책임자, 사장)가 삼성디스플레이 초대 수장에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독립된 회사를 맡아 뚜렷한 경영실적을 보여주지 못한 이재용 사장이 경영능력을 다시 한번 평가받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차원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를 직접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용 사장은 S-LCD 등기이사를 맡은 바 있고, 현재 부품 사업 쪽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와 LCD 두 개 사업부로 나눠져 운영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두 조직은 통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