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해외 자본을 통한 재무적투자 방식으로 하이닉스의 새로운 주인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단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인 오늘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급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29일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을 앞두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한 곳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시 매각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재무 부담이 걸림돌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로 언급되고 있는 LG 플러스 해외 재무투자자 인수에서 채권단은 해외 재무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인수 물망에 오른 기업들은 단독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외 자본은 환영하지만 경영권은 외국에 넘기지 않겠다는 정부와 큰돈을 들이지 않고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는 LG의 이해가 가장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가 재무적투자 방식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나선다면 현재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UAE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이 재무적투자자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효성도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패키징사 암코를 재무적투자자로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하이닉스도 이같은 해외자본을 통한 인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UAE 등 해외 자본의 재무적 투자는 주주들에게 이익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해외 자본의 재무적 투자는 국내 정책당국에서도 바라고 있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지난 27일 오후 열린 정책금융공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까지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를 낸 곳은 한 곳도 없다"며 "인수대상은 국내기업으로 한정했지만 국내 기업을 통해 해외에서 관심을 보인다면 검토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LG는 1998년 빅딜로 잃어버린 하이닉스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이같은 사연에 더해 LG의 하이닉스 인수는 득이 된다는 설명이다. LG가 하이닉스를 인수한다면 삼성전자와 같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을 모두 갖추며 시너지 창출에 속도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전자 복귀가 꾸준히 점쳐지는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1998~1999년에 LG반도체 대표이사를 지냈다는 점도 LG의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에 힘을 싫고 있다.
또 LG가 과거 필립스, 칼텍스 등 예에서 보듯이 '인화'를 바탕으로 외국계열과의 합작사가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때문에 외국계 재무적투자자를 통한 하이닉스 인수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채권단이 국내기업 두 곳과 해외 재무적투자자 한 곳을 통한 하이닉스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2+1' 전략이다. LG를 제외한 또 다른 한 곳은 지난해 각종 스몰딜로 성공을 거둔바 있는 LS가 거론됐다. 결국 채권단으로서도 해외 재무적투자자를 찾는 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지난해 효성에 이어 이번 2차 매각도 실패로 끝날 것이 점쳐지는 가운데 향후 하이닉스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