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8% “온실가스감축목표 실현 가능성 작아”
적정 감축 평균치 15.8%…정부 목표치보다 24.2%p 낮아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목표치가 국내 산업계의 역량에 비해 과도한 수준인 만큼 재조정을 요구했다.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제조업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계승에 대한 입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0%가 ‘재검토가 필요하다’(전면 재검토 23.0%, 일부 재검토 59.0%)고 답했다.
NDC는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각국이 자발적으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정부는 2030년 NDC를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기업의 절반가량은 'NDC 2030'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NDC 2030' 목표치 상향안 달성 가능성에 대해 응답 기업의 48.0%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매우 낮다 18.0%, 낮다 30.0%)’고 평가했다.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 기업은 19.0%(매우 높다 5.0%, 높다 14.0%)였다.
응답 기업의 56.0%는 해당 목표치를 유지한다면 현재 대비 2030년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존 대비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NDC 203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탄소 감축 수치를 수립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기업이 23.0%였다. 수립 예정은 44.0%, 수립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3.0%였다.
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감축 수준과 목표치 사이에도 괴리가 있었다. 응답 기업들은 2018년 대비 2030년까지의 탄소 감축 적정 수준을 묻는 질문에 △0~10%(37.0%) △10~20%(24.0%) △직전 수준인 26.3% 유지(19.0%) 순으로 답했다. 적정 감축 수준 평균치는 15.8%로 정부가 설정한 목표인 40% 수준보다 24.2%포인트(p) 낮았다.
기업들은 설정된 'NDC 2030' 목표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현재의 탄소 감축 기술 수준 고려 미비’(38.0%)를 꼽았다. 이어 △산업계 의견 수렴 부족(29.0%) △국내 산업 구조 고려 부족 (16.0%) △생산 위축 불가피(14.0%) 등 순이었다.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되는 산업 분야로는 철강 분야(38.0%)를 꼽았다. 석유화학 분야(23.0%), 에너지·발전 분야(17.0%)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NDC 2030' 목표치 관련 개선사항으로 △산업 부문 배출량 감축 부담 완화(36.0%) △원자력 발전 비중 상향 등 전원 믹스 재검토(25.0%) △NDC 2030 목표치 하향 조정(23.0%) △목표 시점 조정(13%) 등을 꼽았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책으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개선을 통한 배출권 시장 활성화(25.8%) △저탄소 설비구축 금융지원(22.2%) △탄소저감 기술 연구개발 지원(21.1%) △재생에너지·수소 기업 지원 활성화(21.1%) △탄소 관세 직면 수출기업 지원(8.2%) 등을 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2030 전원믹스 달성 가능성에 대한 평가에서 석탄 비중과 재생에너지 비중 달성 가능성이 모두 낮게 평가되는 만큼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 원자력 비중 향상 등을 통해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