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수소 자동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송용 석유 수요 역시 10년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석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는 석유화학과 해운ㆍ항공으로, 특히 향후 5년간 석유화학의 수요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에너지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수요는 지난해 9690만 b/d(barrels per dayㆍ하루당 배럴)로, 2030년에는 8.6% 증가한 1억540만 b/d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2040년에는 수요가 1억640만 b/d로 성장세는 0.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 수요의 증가세가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는 최대 수요처인 도로 수송용 석유 수요가 2020년대 후반에 정점에 도달한 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4220만 b/d에 달하는 도로 수송용 석유 수요는 2030년에 4550만 b/d까지 증가한 뒤 2040년부터는 4450만 b/d로 줄어들 예정이다.
수송용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배경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20대 자동차사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현재 200만 대 수준이지만, 2030년이 되면 2000만 대로 10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지속돼 2040년에는 전기차 보급대수가 3억3000만 대로, 전 세계 자동차의 1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비 개선 역시 수송용 수요를 끌어내릴 전망이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석유 수요처는 당분간 석유화학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까지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산업·석유화학 수요는 1830만 b/d였으나 2030년에는 2150만 b/d로 증가한 뒤 2040년에는 2290만 b/d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선박용 석유 수요 역시 지난해 1200만 b/d에서 2040년 1680만 b/d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용 수요가 2040년까지 50% 이상 성장하며 전체 석유 수요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지난해 7%에서 20년 뒤에는 1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가별 석유 수요를 살펴보면 중국이 204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지난해 1250만 b/d를 소비했고 2030년대 초반에는 1570만 b/d로 정점을 찍은 뒤 2040년 1550만 b/d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석유 수요가 꾸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850만 b/d의 석유를 소비했으나, 2030년에는 1740만 b/d로 줄어든 뒤 2040년에는 1510만 b/d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전 세계 석유 수요는 수년 내에 정점에 도달한다”며 “2040년 수송용 석유 수요는 에너지 효율 개선, 연료 전환 등으로 현재 대비 40% 감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