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쌍용캐피탈’ 부활을 추진한다.
현행 ‘SY오토캐피탈’의 사명을 교체해 부쩍 증가한 내수판매 효과를 누리는 한편, 장기적으로 쌍용차 전속 할부금융사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이다.
23일 쌍용차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SY오토캐피탈의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법인명은 쌍용캐피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쌍용차 로고를 바탕으로 CI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힌드라는 전속 할부금융사를 필요로 했다. 결국 2013년 우리파이낸스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SY오토캐피탈 출범을 준비했다.
2015년 본계약 체결 때는 우리파이낸스를 인수한 KB캐피탈이 계약 당사자가 됐다. 지분은 쌍용차 51%, KB캐피탈이 49%를 보유하기로 했다.
쌍용차가 쌍용캐피탈 부활을 추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배경이 복합적으로 맞물렸기 때문이다.
먼저 현행 SY오토캐피탈의 역할이 부족하다. 현대차의 현대캐피탈처럼, 쌍용차 전속 할부금융사라는 이미지를 찾기 어려운 상태.
사명에서 '오토'를 제외해 유사 금융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고, 쌍용차 전속 할부금융사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시장 상황이 뒤바뀐 것도 새 전략을 부추겼다.
SY오토캐피탈 출범 당시(2013년)는 수출(60%)이 내수(40%)를 훌쩍 앞섰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역전됐다.
지난해 매출 약 3조5000억 원을 기록한 쌍용차는 국내에서 10만9140대를 판매한 반면, 수출은 3만4169대에 그쳤다. 내수판매 확대로 국내 고객을 상대로 한 할부금융의 시장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내수판매가 출범 때보다 2배 넘게 폭증한 만큼, 할부금융사의 수익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결국 쌍용차의 정체성과 기업 이미지를 함축해서 담고 있는 쌍용캐피탈의 부활을 계기로 내수판매와 수익 확대를 노리는 한편, 쌍용캐피탈 지분(51%)을 통한 연결이익 증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 봄 상표존속기간이 종료된 '쌍용캐피탈'의 한글상표권을 신청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온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초 쌍용캐피탈은 옛 쌍용그룹의 ‘쌍용 이노베이션’ 출범과 함께 시작한 자동차 할부금융사다.
1994년 김석원 전 회장이 주도해 ‘쌍용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출발했고, 이듬해부터 쌍용차를 상대로 팩토링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주택과 일반 할부금융으로 범위를 확대하면서 1998년 쌍용캐피탈로 이름을 바꿨다. 그즈음 외환위기 속에서 쌍용차는 대우차에 매각됐다.
독자생존에 나선 쌍용캐피탈은 시설대여업을 추가하고 중고차 할부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살길을 모색했다.
2003년 1대 주주인 쌍용양회가 구조조정 전문기업 골든브릿지에 쌍용캐피탈을 매각하면서 사명이 골든브릿지캐피탈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