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으나 반도체 등 특정 업종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산업 전반의 펀더멘탈 회복을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 제조업 상장사 매출은 603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2014년 이후 3년 동안 지속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난 것이다. 국내 제조업 상장사 매출은 2013년 800조원, 2014년 779조8000억원, 2015년 757조4000억원, 지난해 741조60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2015년과 2016년(이상 6.9%)를 훌쩍 뛰어넘는 77.8%로 수익성 개선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종편중 현상 때문이다.
전기전자의 경우 반도체 호황 등으로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영업이익이 243.8% 늘면서 전체 제조업 상장사 매출액의 35.6%, 영업이익의 57.0%를 차지했다.
제조업 전체 실적에서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하면 매출액 증가율은 11.2%에서 6.2%로, 영업이익 증가율은 77.8%에서 8.4%로 떨어진다.
특히 자동차산업은 올 들어 영업이익이 30.4% 급감했다. 완성차기업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누적 3조6000억원에서 올해 2조4400억원으로 32.2%, 부품업체 영업이익이 2조400억원에서 1조4800억원으로 27.5%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생산물량 55.4%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에서 생산과 판매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보호무역과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완성차 실적 부진은 부품 수출 감소로도 이어졌다.
조선업종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수주 절벽이 향후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해 1~3분기 실적이 반등한 것은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편중 효과 때문"이라며 "기존 주력산업을 회복시킬 펀더멘탈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