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면서 거침없이 파업투쟁을 벌여왔던 현대차 노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어려운 회사 사정과 국민들의 비판 여론 등을 고려해 여름휴가 전에는 파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향후 교섭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노조 파업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1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여름 휴가 전 파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말 휴일 특근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이미 지난 14일 조합원 65.9%(3만3145명)가 파업에 찬성한 상태여서 당연히 파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는 결정이다. 실제 최근 5년의 노사협상 전례를 보면 노조의 첫 쟁의대책위 회의에서 파업이 결정됐다.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파업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219만83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줄었다. 중국에서는 절반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이와 함게 조합원과 국민의 부정적인 시각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보면 찬성률 65.93%로 2007년 62.95% 찬성률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거의 매년 파업에 나서는 노조에 대한 국민의 비난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가 소비자나 하도급업체로 이어진다는 인식때문이다.
일단 노조는 휴가 이후 오는 8월 7일 쟁의대책위 회의를 다시 열어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주부터는 사측과 교섭도 재개한다.
그러나 사측과 노조 간 의견차이가 향후 교섭에서도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8월 중순쯤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올해 △월급 15만3883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한 기본급의 7.18%)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