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네이버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과 대조적인 그림이다.
7일 ICT(정보통신기술)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합병 1주년이던 지난해 10월 파격적인 인사실험 카드로 내민 30대 임지훈 대표 체제가 여전히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임 대표 취임 이후 처음 발표된 지난해 3분기 경영실적에서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6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더 초라했다. 영업이익 수치가 전년동기 대비 68.8% 감소하며 실적 부진의 늪으로 더 빠져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카카오의 실적부진은 지속됐다. 올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1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7.7% 떨어졌다.
올 2분기 카카오의 표면적인 영업이익 규모는 2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늘었다. 하지만 연결실적에 반영된 로엔의 실적을 제외하면 실제 카카오가 올린 영업이익은 86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줄어든 수치다.
실적발표를 앞둔 3분기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00억 원이지만, 현재 추세라면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시장 예상치는 점점 낮아져 200억 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임 대표 체제 이후 카카오의 ‘우물 안 개구리식 영업’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시각이다. 현재 카카오가 내놓은 서비스는 국내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가 역점을 두고 출시한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카카오드라이버, 카카오헤어샵 등은 국내 기반의 O2O(온·오프라인 연결)서비스다. 아직 수치로 반영될 성과물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와 마케팅비까지 실적개선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아직은 임 대표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제 임 대표가 취임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된 상황에서 평가를 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O2O 사업에서 실적우려감이 나오고 있지만, 게임이나 콘텐츠 영역에서는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어 더 지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시장에 공을 들인 네이버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 자회사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증시 무대에 성공적인 상장 이후 가속도를 밟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글로벌 서비스 2년 만에 월간 이용자 수가 1800만 명을 돌파했다. 스노우는 출시 10개월 만에 글로벌가입자 4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월간 이용자 25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이용자 비율은 70%에 달할 만큼 해외에서의 반응이 더 뜨겁다. 그뿐만 아니라 동영상 라이브 서비스 브이도 다양한 라이브 콘텐츠 채널을 추가하며 글로벌 공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국내 시장을 겨냥한 신규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원인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반해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에 힘입어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