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파라자일렌) 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현대오일뱅크 자회사 중 PX를 생산하는 현대코스모가 정상화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8일 현대코스모에 250억원을 출자해 자본금을 확충한다. 이번 증자에는 일본의 코스모오일도 함께 참여한다.
현대코스모는 현대오일뱅크와 코스모오일이 5대 5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합작 투자해 2009년 11월 설립한 회사로 2010년 9월 현대중공업그룹에 계열편입됐다. 이 회사는 나프타와 혼합자일렌을 원료로 PX와 벤젠 등을 연간 140만톤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코스모의 영업 실적은 PX 시황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PX는 원유에서 나온 나프타를 정제해 만든 기초 화학제품으로 페트병과 섬유 원료 중 하나인 폴리에스테르를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된다. PX마진은 2013년 톤당 536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듬해 270달러대까지 떨어지며 관련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톤당 350~400달러대를 오가며 PX 생산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현대코스모의 실적은 PX 시황에 따라 2010년 4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011~2013년에는 각각 360억원, 507억원, 289억원의 흑자를 냈다. 시황이 급전직하한 2014년에는 853억원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손실 규모가 132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PX 시황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대코스모의 과도한 외부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이 순손실 규모를 키우고 결국 자본금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코스모의 최근 6년간 평균 이자비용은 279억원에 달한다. 현대코스모는 작년에도 영업손실을 132억원으로 줄였지만 이자비용 탓에 순손실은 418억원으로 불어났고 자본총계는 2014년 4345억원에서 지난해 3939억원으로 줄었다. 현대코스모의 납입자본금은 2014년 기준 5822억원으로 일부 자본잠식 상태다.
또 부채총계 중 차입금은 6023억원 규모여서 현대코스모는 PX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 외에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