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오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의 말이다.
2002년 대한생명의 한화그룹 편입과 함께 여성 인재 등용이 본격화됐고 점차 늘어나 일반직의 경우 15% 이상을 차지하게 된 여성 직원들은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성장하고 있다면서 출산과 육아로 업무를 그만두는 경력단절여성, 이른바 ‘경단녀’는 극히 드물다고 권철우 차장은 전한다.
“최근에는 출산휴가에 육아휴직을 붙여 쓰고 1년3개월을 육아에 올인한 뒤 복귀하는 ‘일하는 엄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육아 문제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한다는 여성 직원은 극히 적습니다. 회사에서 임신한 여성에게 나눠주는 분홍색 출입증 홀더가 ‘튄다’고 생각해서 많이들 걸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당당하게 걸고 다니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적용되지 않는 육아휴직 기간의 근무기간 인정은 당연한 얘기. 승진연한에도 다 포함되는 등 휴직이 승진 심사에 미치는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한다.
“그룹 차원으로 ‘핵심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 우수사원 비중도 남성과 여성이 비슷하고, ‘글로벌 탤런트 프로그램’이라고 그룹 각국 지사를 돌며 1~3년 교육받는 프로그램에 작년에는 총 11명에 지원해 선발됐는데, 절반이 넘는 6명이 여성이었습니다. 매우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 계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죠. 오히려 남성들이 여성들에게는 리더교육 등도 시켜주는데 역차별이 아니냐는 농담섞인 말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한화그룹의 여성 리더 육성 콘퍼런스인 ‘위드(With) 콘퍼런스’ 2회때에는 남성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성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여성들의 어려움 등을 직접 들으며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여성들은 특수한 부류로만 여겨지는 게 아니라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는 자리라 많이들 참여하려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위드 콘퍼런스’ 참석자들끼리는 향후에도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이어나가면서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사회 분위기의 변화가 기업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되고 있어서 ‘주말에 뭘 했느냐’고 물으면 남성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을 참 많이 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연초에는 사내 콘텐츠로 ‘아빠랑 놀면 좋아요’라는 동영상을 제작해 틀어 주었고 지난 설 연휴같은 경우 앞뒤에 연차휴가를 더 붙여 쓰면서 가족들과 휴가를 즐길 것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권 차장은 “특히 금융위기 이후 주력 사업의 변화와 함께 인구학적 변화, 사회구조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여성 중심적인 문화가 스스로 만들어졌고 이어져 나갈 것으로 본다.”면서 “차남규 대표이사의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고, ‘위드 콘퍼런스’도 본인이 직접 챙기는 등 리더부터 나서는 것이 아무래도 기업 문화 변화를 더 빨리 이뤄내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권철오 한화생명 인사팀 차장(사진=노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