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다음달 초 LG유플러스·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2015년 전략보고회’를 실시한다.
LG그룹은 1989년부터 매년 6월 전략보고회를 개최해왔다. 약 한 달간 진행되는 전략보고회는 매년 11월 한해 실적을 점검하고, 다음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업적보고회’와 함께 LG그룹의 양대 경영 전략회의 중 하나다.
구 회장은 1995년 취임 후 지난 20년간 한 번도 빠짐 없이 전략보고회를 챙겼다.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들과 직접 머리를 맞대 성장 밑그림을 꼼꼼히 채워왔다. LG전자 등 사업 규모가 큰 일부 계열사는 2~3일 동안 보고회를 하는 등 회의 강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별 전략보고회 안건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 회장이 최근 고객 가치를 부쩍 강조한 만큼 영업·마케팅·연구개발(R&D) 등 각 분야에서 이를 실현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각종 내·외부 행사에서 “고객의 관점으로 모든 것을 혁신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20일엔 서울 금천구 LG전자 가산 R&D캠퍼스에서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 70여개 제품을 돌아본 후 “무엇보다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고객이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방침인 ‘시장 선도’를 위한 해법으로 ‘고객과의 눈높이’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구 회장은 올해 전략보고회에서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에너지솔루션 분야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자동차부품 사업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LG그룹 측은 올해 자동차 부품 부문에서 3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연료전지, 태양광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사업 전략을 살핀다.
인수합병(M&A)도 구 회장이 관심 있게 들여다볼 부문이다. LG그룹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 수혈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G가 디스플레이 구동칩 생산업체 실리콘웍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더불어 LG생활건강은 성장 정체의 돌파구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M&A를 고려 중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전략보고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전략보고회 직전까지도 (계열사별) 안건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인 보고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