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미원 매출이 급감하자 직원들에게 ‘미원 살리기’ 특명을 내렸다. 국내 최초의 조미료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임 명예회장의 각별한 관심에 대상은 미원 출시 58년 만에 맛과 디자인, 제품명까지 통째로 바꾸는 승부수를 띄웠다.
먼저 제품명을 기존의 ‘감칠맛미원’에서 ‘발효미원’으로 변경했다. 미원은 자연재료인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발효조미료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화학조미료라는 오해를 받았다. 소비자들이 ‘발효’라는 미원의 제조공법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품 패키지 디자인도 확 달라졌다. 지난 60년간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과감히 축소하고, 주원료인 사탕수수 이미지를 삽입해 제품 원료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했다. 또한 최근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를 고려, L-글루탐산나트륨에 배합하는 핵산의 비율을 조정해 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감칠맛을 완성했다.
이같은 미원의 대대적인 전면 리뉴얼은 미원이 현재 처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미원의 국내 매출은 1990년 이후 지난해까지 4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연매출 1000억원을 조금 넘기는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미원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같은 기간 2000억원이나 매출이 증가했다.
대상 식품사업총괄 최광회 상무는 “MSG의 안전성에 대한 그간의 오해와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기 위해 리뉴얼을 단행하게 됐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