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한화 김승연 회장의 건강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법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구치소는 이날 김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에게 구속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구치소 측은 김 회장의 건강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져 자체 의료시설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병원에서 집중 치료가 필요한 만큼 더 이상의 수감 생활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법정구속 된 김 회장은 5개월여 간의 수감 생활 동안 지병인 우울증과 당뇨가 심해져 체중이 25kg 가량 급격히 늘고 저산소증, 고탄산혈증이 동반된 호흡부전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최근 열린 공판에서 얼굴이 붓고 눈을 잘 뜨지 못하는 등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은 병세 악화로 현재 서울 모처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의료진 관계자는 “폐허탈로 인해 폐 기능이 정상인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산소호흡기를 부착한 상태에서도 산소포화도가 88~90% 밖에 안되고 있다”며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되는 고탄산혈증이 지속돼 집중치료가 필요한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상인의 산소포화도는 95~100%로, 의학적으로 통상 92% 이하로 내려가면 별도의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이어 그는 “특히 호흡부전의 악화로 인한 저산소증 위험성이 높고 고탄산혈증의 악화로 호흡중추가 억제돼 발생하는 무호흡 위험성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며 “폐렴과 패혈증 등 돌연사의 응급성에 대비해야 하는 등 집중치료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검찰의 의견이 도착하는 대로 다음주 초 김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