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은 완만하게 상승하겠으나 건설경기는 계속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학계, 연구소, 금융회사 등 부동산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11년 부동산시장 전망과 활성화방안’을 조사한 결과, 100명 중 79명이 올 부동산시장 동향을 U자형(점진적 상승세)으로 예상한 반면, L자형(약세지속)이나 W자형(일시회복 후 재침체)이란 응답은 21명에 그쳤다.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의 주택가격 상승폭은 3.1%, 토지는 2.3%로 집계됐다.
부동산시장 회복의 이유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입주물량 급감 등 공급부족’(55%)을 꼽았고, 이어 ‘전세난에 따른 주택구매 증가’(26%), ‘가격하락에 대한 불안심리 진정’(17%)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부동산경기 회복을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금리 인상이나 규제 강화 등 부동산 수요 의지를 꺾는 정책의 성급한 시행은 부동산 활성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규제위주의 정부정책’(42%)과 ‘여유있는 무주택자의 전세 선호’(40%)를 꼽아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요확대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일몰시한이 도래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등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대다수의 전문가(89%)들이 “대책이 연장되지 않으면 부동산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거나 시장이 다시 침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위해 유지되어야 할 정책으로 ‘DTI 규제 완화’(4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지방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감면‘(28%)’, ‘취득세 감면’(10%),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지원’(8%) 등을 뒤이어 꼽았다.
근본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동산 제도에 대해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49%)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등 대규모 주택공급방식‘(24%), ‘까다로운 임대사업자 요건’(22%) 등이 차례로 꼽혔다.
또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더라도 건설산업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가 줄줄이 쓰러졌던 IMF 외환위기 당시의 건설업계 어려움을 100점으로 봤을 때 올해 건설업계의 경영상황을 물은 결과 88.8점으로 평가됐다.
부문별로는 지방건설사가 95.1점, 중소건설사가 93.3점으로 심각한 수준인 반면, 수도권건설사는 86.7점, 대형건설사는 80.1점으로 나타나 지역․규모별로 양극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방건설사와 중소건설사 위기점수를 100점 이상으로 매긴 전문가도 각각 38명, 36명이나 됐다. 이들 기업은 침체된 주택사업과 관급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사 경영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금리인상 및 금융권의 자금공급 기피’(52%)를 꼽았고, 이어 ‘SOC예산 축소 등에 따른 공사발주 물량 감소’(33%)와 ‘지급보증을 부채로 계상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10%) 등을 지적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주택구매 수요진작’과 ‘미분양주택 적체해소’, ‘민간 주택건설의 활력 제고’를 꼽았다.
취득세․양도세 완화 등을 통해 주택구매 수요를 진작하고, 세제지원을 받는 임대사업자 요건에서 매입주택 면적 제한을 삭제해 미분양주택의 적체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통해 민간 주택업자들의 사업의지를 제고해 줄 것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은 “저출산․고령화 추세, 보유에서 거주로 주택관념 변화 등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건설산업의 부진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건설경기가 4대강 살리기사업 완료 이후 급락하지 않도록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