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개인 책임’ 낙인 멈춰야”

입력 2024-09-05 16:40 수정 2024-09-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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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비만 낙인 재생산 막기 위한 보도 가이드라인 발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유혜은 기자 euna@)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의하고 있다. (유혜은 기자 euna@)

국내 비만 인구가 성인 10명 중 4명에 달하는 가운데 비만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비만학회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비만 낙인 재생산을 막기 위한 비만 및 체중 관련 보도 가이드라인’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비만학회가 발간한 2024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비만병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38.4%에 달한다. 남성은 2명 중 1명꼴인 49.6%에 달하며 여성은 27.7%로 집계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은 우리나라의 미래 세대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질병으로 자리 잡았다”라면서 “비만은 단순히 지방의 축적만 아니라 만성적으로 반복되며 꾸준히 진행하는 질병”이라고 강조했다.

비만병은 개인의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유전, 환경,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등 다양한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다. 비만학회는 3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5㎏/㎡ 이상) 또는 동반만성질환이 1개 이상인 2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의 중증 비만 환자의 경우 의료적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편견과 차별로 인한 ‘비만 낙인’으로 비만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위원회 이사는 “세계비만학회가 정의한 비만 낙인은 비만병을 게으름, 의지력 부족, 낮은 지능 수준, 위생 불량 등 부정적이고 부정확한 고정관념”이라며 “비만 낙인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낙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받는 것을 단념시킬 수 있다. 자살 충동이나 우울증도 불러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에서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위원회 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혜은 기자 euna@)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대한비만학회 기자간담회에서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위원회 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혜은 기자 euna@)

이날 비만학회는 비만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비만병이나 체중 관련 보도 언어와 이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비만병을 비하하거나 경멸하는 표현보다 평가가 배제된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개인의 책임을 암시하는 표현 대신 만성질환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위원회 간사는 “세계비만협회는 신체 일부를 강조하거나 비만으로 소외를 경험하는 모습 등을 이미지로 활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면서 “비만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에 대한 비인간화를 유발하는 머리를 뺀 특정 신체 부위 사진이 아닌 전신사진을 활용하고, 질환으로 실제 영향받는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 홍용희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위원회 이사는 “최근 여중생들은 자신의 키에서 130 혹은 140을 뺀 숫자를 몸무게로 원한다고 한다. 미디어에서 비정상적인 저체중을 날씬하다고 묘사하는 등 지나치게 이상적인 신체 이미지가 강조되고 있다”라고 꼬집으며 “다양한 신체 형태를 존중하고 건강을 위한 메시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만 낙인 대신 ‘건강 체중’이나 ‘건강한 생활습관’ 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이날부터 7일까지 2024 국제비만-대사증후군 학술대회(ICOMES 2024)를 진행한다. 9일에는 국회에서 효과적인 비만 예방 정책과 법적 책임을 마련하는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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