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TV토론 실패로 민주당 후원금 말라
해리스 등장 후 선거 자금 한꺼번에 쏟아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경선에 나선 지 4주 만에 5억 달러(약 6700억 원)의 선거 자금이 민주당에 쏟아졌다. 전례 없는 기록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민주당 고위관계자 4명의 공통된 발언을 인용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지 4주 만에 선거 자금으로 약 5억 달러를 모금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11월 5일 대통령 선거를 2개월여 앞둔 가운데 기부자의 열정이 반영된, 전례 없는 자금조달 규모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국 정치환경에서 선거자금은 광고와 투표 독려 활동에 필수적이다. 유권자를 투표소로 모일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한편, 부동층 유권자의 설득에도 도움이 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포기한 직후 본격적인 경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앞서 미국 민주당을 향한 선거자금은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토론 직후 급감했다. 고령 논란에 휩싸였던 바이든 대통령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반감이 거세게 몰아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해리스 부통령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 직후 일주일 사이 무려 2억 달러(약 2700억 원)가 쏟아졌다. 동시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해리스의 정치적 영향력도 빠르게 상승했다.
민주당 해리스 캠프에 따르면 7월에만 3억1000만 달러(약 4100억 원)를 모금했다. 이는 민주당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쏟아진 거액의 기부금이다. 같은 기간 1억3900만 달러(약 1850억 원)를 모금하는 데 그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와 대조적이다.
로이터는 “민주당으로서 비참한 TV토론 이후 몇 주 동안 민주당을 향한 선거 자금이 말라 있었다”라며 “해리스의 등장으로 묶였던 선거 자금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이례적인 모금 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해리스 후보를 위한 이례적 선거 자금은 8월에도 이어졌다. 고액 기부자는 물론 유세 현장에 모인 수천 명의 소액 기부자들의 기부도 급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정치 자금을 추적하는 그룹인 오픈시크릿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전체 대선 과정에서 총 10억4000만 달러(약 1조3800억 원)를 모금했다. 이와 달리 해리스 후보는 한 달 만에 약 50%에 달하는 선거 자금을 모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