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상품군을 특화한 소매 점포인 카테고리 킬러를 불황 타개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일렉트로마트’가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은 “앞으로 10년을 준비하는 조직과 소매업 콘텐츠를 설계해야 한다”고 미래 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성과로 가전양판점인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고양 이마트타운에 첫선을 보인 이래 2년 4개월 만에 매장을 13개까지 확대했다.
종전의 가전 카테고리 킬러와 달리 남성 고객 취향으로 타깃을 좁혀 남성패션, 남성화장품, 수제맥주, 캠핑, 바버숍, 스크린 야구 등의 공간을 추가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체류시간이 40~50% 증가한 것은 물론, 입점 점포 매출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가전뿐 아니라, 반려동물, 수납용품 등 카테고리 특화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의 야심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에 수납용품 카테고리 킬러 ‘라이프 컨테이너’를 오픈했다.
롯데마트 또한 카테고리 킬러의 품목 스펙트럼을 다각화하고 있다. 완구 카테고리 킬러인 토이저러스 외에도 펫가든, 잇스트리트 등을 비롯해 룸바이홈 키친(주방용품), 보나핏(언더웨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성장세 둔화에 봉착했다는 위기감 속에 기존 운영 방식으로는 개별 소비자의 다양화된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춘 카테고리 킬러를 통해 ‘특화 MD’에 초점을 맞춰 체질을 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기존의 오프라인 채널을 가진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이 같은 대규모 공간 내 일부 입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매입 방식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우위를 선점하기 쉬울 뿐 아니라 주변 점포와 연계 매출을 이뤄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46개 이마트 전 영업점 가운데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10여 개 점포를 살펴봤을 때, 가전이 전년 동기 대비 43.4% 신장한 것은 물론, 신선식품 11.2%, 가공식품 8.6%, HMR·냉장냉동식품 7.2% 등의 매출이 함께 성장했다.
이는 일렉트로마트라는 차별화한 매장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소비자들을 불러모으는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집객력이 높은 매장)’ 역할을 하고, 일렉트로마트를 방문한 고객이 이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게 되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