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유해물질 방출 시험에 사용된 일회용 생리대의 제품명을 공개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식약처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는 여성환경연대 시험에 최근 논란이 된 깨끗한나라 ‘릴리안’에 더해 유한킴벌리, LG유니참, P&G 등 유명 브랜드 업체의 주요 제품 10종이 포함됐다고 4일 밝혔다. 다만 식약처는 “지나치게 우려하지 말고 위해평가 결과를 기다려달라”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여성환경연대가 10종 모두에서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어 소비자들은 경악하고 있다. 깨끗한나라의 ’릴리안’만이 아닌 생리대 전체의 안전성 문제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 모(28)씨는 “누구나 다 아는 국내 브랜드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면 이제는 뭘 써야할지 걱정”이라며 “여성환경연대는 천 생리대도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고 하는데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만 써왔다는 박 모(31)씨는 “릴리안 사태 때 유한킴벌리가 여러 의혹에도 침묵해서 이상했다”며 “식약처 발표에 더 혼란스러워져 더이상 국내 브랜드는 쓰지 않을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기존 일회용 생리대 대신 대안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H&B스토어 올리브영에서는 이달들어 유기농·면생리대 매출이 전월 대비 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기농 제품 상당수는 품절 표시가 붙어 있다. 옥션에서도 면 생리대는 8월20~22일 기준 전주(8월13~15일) 대비 1013%, 전월(7월20~22일) 대비 1357%나 판매가 늘었다.
생리컵, 해외 브랜드 등 해외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 해외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에 따르면 제휴사이트인 건강식품 전문쇼핑몰 비타트라에서 지난달 18~24일 생리용품 해외직구 건수는 전주 대비 6.6배 증가했다.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현재 국내에서 판매가 불가한 생리컵은 전주보다 무려 470%나 판매가 늘었고 영국 ‘나트라케어’ 생리대는 일평균 12건 수준에 머물던 해외 직구 건수가 18~24일 평균 1000건을 넘어섰다.
생리대와 주 원료가 같은 일회용 기저귀도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여성·육아용품 업계 1위인 유한킴벌리에 대한 소비자이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한살배기 아이 엄마인 김 모(33)씨는“생리대는 그렇다쳐도 연약한 아기들이 쓰는 기저귀는 정말 안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올 초 아기물티슈 유해물질 논란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아기 기저귀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