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매출채권 담보로 600억원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소집한 지 5회 만에 그룹 차원의 1000억원 모두 지원을 완료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21일 오후 7시 30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출 채권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도입 당시 보유하고 있던 2300억원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13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400억원을 집행한 바 있으며, 이번 대한항공의 600억원 지원에 따라 물류대란 정상화를 위해 총 1000억원의 지원을 완료하게 된다. 600억원은 절차를 밟는 즉시 집행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장시간 논의했지만,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 에 대한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자체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일 뿐 아니라 배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한항공 측은 지난 10일 "대한항공 이사회는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과 관련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며 "자금 지원의 시급성을 감안해 선 지원 후 담보로 즉시 징행하고자 했으나 배임으로 인한 법적 문제, 채권회수 가능성 등의 문제로 롱비치터미널의 담보를 선 취득한 후 한진해운에 대여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해운은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을 가지고 있으나 담보 대출 중인 6개 해외 금융기관 및 또 다른 대주주인 MSC(46% 지분) 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쉽지 않으나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즉 '선담보 후지원' 조건이 붙어 최종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8일에도 대한항공 이사회가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한진해운 600억원 지원' 안건을 놓고 논의했지만 이 날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었다. 당시 대한항공측은 "예정에 없던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 자금 지원 방안에 대해 장시간 논의했지만 대안을 찾지 못해 정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