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신규 사업자들이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누가 먼저 이른 시간 내에 흑자 전환을 꾀해 웃을지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적자 행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하반기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된다면 연내 흑자 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신규면세점 5곳 중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자존심 대결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곳의 신규면세점들이 2분기에 회사별로 20억~90억 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과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의 상반기 적자액은 각각 174억 원, 141억 원에 달했다. 두산그룹 두타면세점은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손실액이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용산아이파크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상반기 적자액은 각각 116억 원, 175억 원이다.
신규면세점의 일 평균 매출은 1억~10억 원 수준이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일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HDC신라의 하루 평균 매출이 9억6773만 원으로 신규 면세점 중 최고 수준이다. 2위는 4억6456만 원을 올린 신세계다.
이들을 제외한 곳은 2억~4억 원 수준의 일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는 HDC신라와 신세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녀로 사촌지간인 이 사장과 정 사장의 팽팽한 신경전은 이미 명품 유치 등을 통해 한층 달아오른 상황이다.
시장은 이 사장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줬다. BNK투자증권은 3분기 성수기를 맞아 HDC신라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며 신규면세점 중에서는 입지가 가장 확고하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회사 측은 “오픈 세 달여 만에 오프라인 매장 매출만으로 일 매출 16억 원을 기록했다”며 “하루 평균으로 보면 현재 11억 원의 매출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고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이들을 제외한 곳은 하반기 적자 폭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M면세점은 고정비를 커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매출 규모조차 달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적자액이 25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갤러리아면세점63이 올해 296억 원, 내년 97억 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적자 탈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