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경제전문지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상위 500대 기업(2015년 매출액 기준)과 업종 분류를 올림픽 출전 종목과 메달 산정 방식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수준은 8위에 그쳐 규모 면에서 갈 길이 멀다고 9일 밝혔다.
포춘 53개 종목(업종)에 올림픽 순위산정 방식을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는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종합순위 8위를 했다. 삼성전자가 전자업종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포스코(철강)와 현대중공업(산업장비)이 은메달을 기록했다. 종합 1위는 미국으로 금메달 30개, 2위는 금메달 7개로 중국이 차지했으며, 일본(금1, 은3, 동1)과 영국(금1, 은1)이 각각 7위, 9위로 우리나라 앞뒤에 있다.
업종 내 매출 3위까지인 메달권 국가들의 출전기업 대비 메달 획득 비율을 살펴보면, 미국, 독일, 네덜란드는 대표기업 절반이 메달을 받았고, 중국, 프랑스, 스위스 등은 약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표기업 15개 중 3개만 메달을 획득해 영국과 일본에 이어 낮은 메달 획득률을 기록했다.
또 우리가 진출한 9개 종목 중 메달권 밖 6개 업종 국가대표 기업들과 금메달 기업과의 규모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으로 작게는 2.9배에서 최고 18.7배까지 차이가 났으며, 평균적으로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포춘 글로벌 500에 포함된 우리나라 국가대표 기업의 출전 종목은 전체 53개 중 9개(17%)에 불과하고, 나머지 44개 업종에서는 국가대표 기업이 없어 인기종목 편중 현상이 심각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포함된 분야는 전자, 자동차, 철강, 에너지, 정유, 전력, 기계, 생명보험, 유통 등 9개 업종이다. 미국은 건설, 선박, 부동산, 무역 등 9개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에 출전했고, 중국은 제조업 외 은행, 제약, 식품,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인구가 800만 명에 불과하지만 대표기업 수가 우리와 동일한 스위스는 11개 업종에 진출, 제조업뿐만 아니라 식품, 의약, 인력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우리보다 적은 출전규모(13개)임에도 식품, 무역, 은행, 전자, 화학 등 12개 업종에 고루 진출해 있다.
전경련 추광호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올림픽에서 레슬링, 복싱, 역도 등에서만 메달을 땄지만, 최근에는 사격, 펜싱, 수영 등 여러 종목에서 메달을 따고 있다”며 “메달을 따기 전에 다양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키우는 것이 우선인 만큼,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