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끌어온 삼성전자와 애플 간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는 10월 양사 간 특허소송 상고심을 심리한다.
18일 블룸버그 BNA와 IT 전문 매체 BGR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는 10월 11일 삼성전자와 애플 간 디자인 특허침해 손해배상 사건 상고심 구두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연방대법원이 디자인 특허 소송을 다루는 것은 1894년 이후 122년 만의 일이다.
연방대법원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디자인 특허가 제품의 한 구성요소에만 적용될 경우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이 침해자의 이익 중 이 구성요소에 기인한 이익에 한정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심리한다.
애플은 2011년 4월 삼성전자가 ‘갤럭시S·S2’와 ‘갤럭시탭10.1’ 등에 자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둥근 모서리 및 전반적인 화면 구성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3월 “애플에 9억3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후 2015년 5월 “애플에 5억48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 JMOL(평결불복심리)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JMOL을 기각하고 즉시 애플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애플에 5억4800만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는 한편, 미 연방대법원에 항소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한 손해배상액 가운데 디자인 특허 관련 배상액은 3억9900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 법령은 현재 제품의 일부 구성요소에서만 특허침해가 발생하더라도 손해산정 기준으로 전체 제품의 가치나 이익을 잡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해당 디자인 특허가 삼성전자 스마트 기기의 가치에 1%만 기여하는데도 이익의 100%를 가져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해왔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경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2014년 8월 특허침해 1차 소송 관련 미국 외 국가에서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품 및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 배상 규모가 큰 미국 소송전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 간 2차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다. 애플은 2011년 삼성전자를 1차로 제소한 이후 2012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삼성전자를 2차 제소했다.
2014년 11월 2차 소송 1심에서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647(데이터 태핑) 특허 △721(잠금 해제) 특허 △172(단어 자동 완성) 특허 등 특허 3건을, 애플은 449(이미지 분류해 저장하는 방법) 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1억1900만 달러, 애플은 15만8400만 달러의 손해배상액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양사는 판결에 불복,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