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과 302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성SDI가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약 7600억원) 중 2000억원 상당의 주식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유가증권시장 종료 후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 부회장이 인수하는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 대해서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도 보유 현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3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다.
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추가 출자분을 다음 달 1일까지 해소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에 대한 법 집행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6%(500만주·약 7000억원)을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300만주(302억원 규모)도 사들일 계획이다. 회사의 자기자본과 현금을 동시에 확대하는 자사주 인수가 삼성엔지니어링을 재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엔지니어링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302만4038주를 인수하는 한편 나머지 약 700억원 규모의 주식은 추후 별도 방법을 찾아서 취득할 계획이다.
당초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구주주 청약률이 99.9%에 달해 일반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삼성SDS지분 158만7757주(2.05%)에 대한 블록딜 매각에 성공, 3800억원 규모(세금 제외 3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