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수장이 교체된 LG유플러스에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그룹에서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사업을 세계 1등으로 키워낸 권영수<사진> 신임 대표가 통신 분야에 ‘1등 DNA’를 심기 위해선 인사와 부서 재편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권영수 부회장이 6년만에 LG유플러스 새 사령탑에 오르면서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개최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권영수 LG화학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권 신임 부회장은 다음달 1일 LG유플러스 최고경영책임자(CEO)로 공식 부임한다. 권 부회장은 당분간 조직 상황과 경영 현황 등 회사 내부 사정을 진단한 뒤 늦어도 연내 보직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 파악 작업에는 이번 인사에서 각각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전입한 황상인 노경담당 전무와 이창엽 경영진단담당 상무가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권 부회장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몸담았던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최측근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사에서 작년보다 2배 많은 10명의 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내부 승진자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원종규 LG유플러스 전략조정실(CSO) 전무, 각각 전무로 승진한 현준용 BS본부 기반통신사업담당 상무와 공준일 MS본부 동부영업단장 상무 등 8명이다.
업계에선 통신 경험이 전무한 권 사장이 외부인사를 적극 채용, 공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직원 수가 적어 업무량이 많은 편”이라며 “큰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임 권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80년대와 90년대를 해외투자실, 미주 법인, 세계화 담당 이사를 거치며 글로벌 감각을 쌓았다. 이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 후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키우고, 애플과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였던 회사를 취임 후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는 등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웠다.
2012년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인 전지사업 부문을 맡아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등 LG화학을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LG화학은 현재 중국, 독일, 북미, 호주 등 해외시장을 개척해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권 부회장이 LG그룹 주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이끌며 경영자로서 충분히 실력과 성과를 이미 검증받은 적임자”라고 자신했다.
특히 그룹의 핵심 성장 축을 잇따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만큼, ‘1등 DNA’ 신화를 LG유플러스에도 접목해 또 한번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급변하는 방송과 통신의 글로벌 융복합 시대 속에서 미래성장과 시장선도를 위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통신을 포함한 ICT 산업 전반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LG유플러스의 본원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는 한편,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의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고 글로벌 사업 추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