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강’을 의미하는 아이리버는 1999년 삼성전자 출신의 양덕준씨가 설립했다. 삼성·LG·대우 등 국내 대기업들이 휴대용 음악 기기인 워크맨을 개발한 소니라는 거대한 벽 속에 갇혀 있었던 당시 아이리버는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며 소니의 제품보다 더 얇은 CD 타입 MP3플레이어를 2000년 시장에 출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대한민국 대표 IT 성공신화를 썼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이리버는 2003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며 2004년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1억불 수출탑도 받았다.
하지만 2005년 시련이 닥쳐왔다. 아이리버를 뒤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M3플레이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공세에 나선 것이다. 애플·소니·필립스 등 외국계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리버는 1위를 내준 것은 물론 적자를 지속했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단가 후려치기’, ‘저가 물량공세’ 등의 전략을 편 것도 내리막길에 들어선 아이리버에 가속 페달을 밟아준 꼴이 됐다. 구조적으로도 2007년부터 디지털 음원과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MP3플레이어의 수요가 급감하게 된 것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결국 아이리버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아이리버는 지난해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으로 6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12년부터 고음질 음향기기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이밖에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아이리버 지분 9.3%를 인수한 것이 조직에 안정감을 가져왔다. 아이리버는 최대주주인 SK텔레콤과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공략하며 재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