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의 올해 가을 정기 세일(코리아 그랜드 세일) 성적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추석 후 유통업계 합동 할인)' 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작년보다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일 초반 두자릿수 신장률은 2011년 12월 송년 세일 이후 처음이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1일부터 3일까지 전체 매출은 작년보다 23.6% 늘었다.
특히 아웃도어(28.8%), 구두(62.8%), 핸드백(42.1%), 주방·식기(20.3%)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국경절(10월 1~7일) 중국 연휴를 맞아 대거 방한한 '유커' 효과도 뚜렷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1~2일 유커 매출(은련카드 기준)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6% 증가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6~7월 유커 매출이 작년동기대비 31%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반전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초기 매출 호조를 남은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 기간까지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8일부터는 전국 11개점에서 골프의류·클럽 등을 최대 80% 할인하고, 9일부터는 여행용 캐리어·백팩 등을 최대 80% 싸게 파는 '쌤소나이트 패밀리 세일'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의 블랙프라이데이 초기 성적표도 좋은 편이다.
1~3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10월 1~3일)과 비교하면 27.6% 늘었고, 지난해 10월 첫째주 같은 요일(10월 2~4일·목~토)과 비교하면 27.6% 증가했다.
특히 패션 부문이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우터(재킷·코트 등 겉옷)류·니트류 등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성의류 매출 증가율(작년동기대비)은 32%에 이르렀다.
이 밖에 해외패션(21%), 잡화류(18.1%), 남성패션(14.7%), 아동스포츠(12%) 등의 상품군도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겨울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군별 대형 행사와 적극적 프로모션을 마련해 계속 소비 촉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의 성적표도 좋다. 1일부터 3일까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다.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홍정표 상무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며 전 장르에 걸쳐 매우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경기활성화에 큰 활역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