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삼성그룹의 모태 사명인 ‘제일모직’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26일 이사회에서 제일모직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두 기업 간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하고 삼성그룹의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삼성의 모태기업으로 그 이름이 갖는 상징성이 남다르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 및 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 식음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2013년에는 구(舊)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지난해 말에는 기업 상장을 단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2013년 말 패션사업 양수, 건물관리 사업 이관 등 사업을 재편한 후 사명 변경을 추진해 온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모태로 상징성이 큰 제일모직 사명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은 작년 3월 삼성SDI의 합병 결정으로 60년 전통을 이어온 사명이 사라질 처지였다가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꾸기로 하면서 제일모직의 사명은 부활했다. 그러나 이번 삼성물산과의 합병에 따라 제일모직 사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은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 3사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가장 먼저 세운 회사는 1938년 3월 1일 삼성물산의 전신인 삼성상회다. 이후 1953년 설립된 제일제당은 1997년 삼성가의 장남인 이맹희(전 제일비료 회장)씨 일가로 완전 분리됐다. 제일모직은 제일제당이 설립된 이듬해인 1954년 9월 제일모직공업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