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의 선두에 선 업체는 ‘던힐’을 공급하는 브리티쉬아메리칸 토바코코리아(이하 BAT코리아)다. 가격인상 신고를 늦게 해 이른 바 ‘던힐 대란’을 일으켰던 BAT코리아는 지난 5일 가격인상을 마치고 13일부터 던힐을 4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세금 인상분 2000원을 더하면 4700원이 정상적인 가격이지만, 한시적으로 200원 내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BAT코리아는 내일부터 자사 담배 ‘보그’ 4종을 3500원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2300원이었던 이 담배는 4300원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800원 낮게 책정해 주목된다.
담배 시장 2위인 한국필립모리스도 새해부터 4700원에 팔던 말보로와 팔리아멘트 가격을 4500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또 JTI코리아는 기존 2700원에 판매됐던 ‘메비우스’의 가격을 200원 내린 4500원으로 책정했고, ‘메비우스E-스타일6’ 같은 제품은 4300원에 내놨다. 카멜의 경우엔 4000원으로 낮춰 경쟁사 주력 제품들보다 500~700원 저렴하게 책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인하가 담뱃세 반영 후 높아진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감을 낮추는 동시에 자사 담배로 갈아타게 만들기 위한 마케팅이라고 해석한다. 기호식품인 담배의 경우 ‘맛’에 길들여지면 제품을 바꾸기 힘들어진다.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이런 구매 패턴을 노려 사실상 출혈경쟁에 들어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외산 담배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하는 담배맛에 길들여놓은 후 다시 찾게 만드는 ‘입맛 길들이기’ 마케팅 공식”이라면서 “이 때문에 비교적 덜 알려진 제품 중심으로 파격 세일을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