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작은 안타까움에서 시작했다. 가까운 지인이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를 갖고 있는 자녀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슬퍼하고 치료 방법을 고민했던 것이 자폐아 치료 앱 ‘룩앳미(Look at Me)’ 개발로 이어졌다. 때마침 삼성전자 아이디어 공모에서 기술을 통해 사람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선정되면서 ‘룩앳미’는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앱 개발은 쉽지 않았다. 앱에 대한 정확한 프로그램이 없었을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조차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룩앳미 프로젝트팀은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자폐증 관련 의사, 교수, 특수학교 및 치료센터 관계자, 자폐아를 둔 부모 등을 차례로 만났다.
이후 전문가들과 프로그램 개발팀을 구성,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앱으로 구현할 미션들을 정했다. 학술적인 부분은 의학 및 임상실험 전문가와, 기술적 부분은 관련 협력업체와 협의했다.
룩앳미 프로젝트팀은 특히 ‘눈맞춤’과 ‘소통’에 초점을 맞췄다. 자폐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앱 개발을 위해서다. 비주얼 인지공학 전문가 정상철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와 자폐증 진단과 평가 관련 전문가 정경미 교수가 제안한 얼굴인식능력 증진을 활용해 눈맞춤 기능을,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가 그간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제공한 아이디어로 소통능력 증진 기능을 구현했다.
제일기획 제작팀 이주희 프로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폐 자녀를 둔 가수 김태원씨가 ‘난 아직도 우리 아이와 마주보고 대화하는 꿈을 꿉니다’라고 말한 것에서 ‘눈맞춤’이라는 키워드를 발굴, 여기에 ‘카메라’ 기능을 활용한 앱을 만들기로 했다”며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말 전달 앱, 눈맞춤 훈련을 위한 게임 앱 등 자폐아나 장애우들의 소통을 돕는 앱은 많지만 룩앳미는 반드시 상대방과 카메라를 통해 소통해야 하는, 자폐아 혼자 이용하는 앱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8개월간 머리를 맞댄 끝에 마침내 임상실험용 룩앳미 앱이 완성됐다. 프로젝트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연세대학교에서 룩앳미 앱 임상심사를 진행했고 심사 통과 후 임상실험을 실시하는 등 효과성 검증에 노력을 기울였다.
프로젝트팀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2월 22일 출시된 룩앳미 앱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길 바란다”며 “올해는 좋은 새해 선물이 됐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