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세청장과 차장에 이어 이번에는 국세청의 ‘넘버 2’인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당초 CJ그룹에 ‘국세청 로비’ 의혹이 전직 고위직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현직 지방국세청장까지 연루된 것에 대해 망연자실한 모습이 역력하다.
검찰은 최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구속한데 이어 이날 전군표 전 국세청장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허 전 차장과 전 전 청장은 지난 2006년 7월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편의 명목으로 미화 수 십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주 구속된 허 전 차장은 CJ 측에서 받은 30만 달러를 모두 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 반면 전 전 청장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하지만 이날 전 전 청장은 검찰 수사에서 미화 20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송 청장의 사의 소식은 국세청에 메가톤급 충격을 안겨 주기에 충분하다.
이와 관련,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돼 충분히 조사했지만, 형사처벌 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해당 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CJ그룹 발 ‘국세청 로비’ 의혹이 송 청장 선에서 마무리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6년 당시 CJ그룹 주식이동 조사를 담당했던 전·현직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CJ측이 그룹 차원에서 국세청에 전방위 금품로비를 한 정황이 있을 경우 전·현직 고위 공무원을 모두 소환,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이 연루된 것 자체가 큰 충격”이라며 “국세청이 그 동안 구축해 온 조직 이미지가 또 다시 실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 수사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런지는 모르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조직 쇄신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전 전 국세청장을 조사한 뒤, 자술서 및 기존 증거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