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의 역습]차이와 차별은 달라…‘다양성’인식 높여라

입력 2012-04-1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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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숙명여대 여성인적자원개발 대학원 부교수

사회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전제로 존립할 수 있다. 다만 그 다양성을 표출하는 방식이나 인정할지 여부는 사회가 당면한 정치·경제·사회·역사·문화·전통·종교 등의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다양성 사회(diversity society)로 전환되고 있다. 이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감하고 배려하는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성은 외모·성별·민족·인종·연령·장애·가족관계·교육수준 등의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인 1차원적 다양성과 정치·문화·직업·사회 및 경제적 지위·의사소통·조직문화·리더십 등 1차원적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2차원적 다양성, 개인의 신념·태도·가치관·라이프스타일·도덕·흥미·자아존중·적성 등 심층적인 내면의 3차원적 다양성으로 구성돼 있다.

다양성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다. 다양성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종·민족·종교 등의 다양성이 높아지면서 그것을 수용한 사회는 혼란이 발생하고 사회적인 비용과 갈등이 수반되며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회의 개방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어떻게 다양성을 관리하는지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사회다. 법과 제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과 사회화 과정을 통한 다양성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지 않으면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할 수 없다.

다양성은 인간 개인의 내면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출발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이를 함께 공존할 수 없는 사회는 사회적인 갈등에 따른 기회비용을 많이 치러야 하고 창조적인 사회로 발돋움 하는데 필요한 상상력이 사장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다양성은 개인·조직·사회의 발전을 유기적으로, 그리고 조화롭게 이뤄갈 수 있는 요소다.

이러한 다양성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잘 수용하려면 사회 각 분야 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은 인사제도 개선이나 다양성존중위원회 구성, CEO의 의식전환을 통해 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학교는 유치원 단계부터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과정에 편성해 가르치고 다양한 체험과정을 통해 다양성을 인정하도록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언론은 다양성의 가치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내 주의를 환기시키고 정부에서도 소수집단 우대정책, 다양성 영향평가와 같은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는 변하기 나름이다. 한국사회는 늦더라도 천천히 완만하게 변화를 수용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라도 사회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가 나서야 하는 것이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깨닫도록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차이가 차별이 아닌 가치가 되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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