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농축우라늄 원심분리기 공개를 계기로 한미FTA 관련 동맹강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찬에서 한미FTA와 관련 “(한미FTA)협상이 오래 걸릴 것은 아니고, 국익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자동차 부분에 요구를 해도 많이 수출하지 못할 것이며 우리나라 차 시장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은 이대통령이 한미FTA와 관련,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에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당초부터 한미FTA 추가 협의에 임하면서 2007년 협정문의 수정이 필요 없는 자동차의 환경안전기준 완화를 염두에 뒀으나 미국은 협정문을 고쳐야 하는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 연장이라는 요구를 해오면서 양국은 G20 정상회의 전 합의라는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합의가 결렬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에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고 이에 대한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경제침체와 실업극복을 위한 수출시장 강화가 미국에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EU FTA 발효를 앞두고 있어 미국 상품의 우리나라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적 측면을 중요시하는 FTA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한미 FTA의 체결이 양국간 외교안보적인 관계를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FTA가 경제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질서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는 셈이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제조를 위한 원심분리기를 공개하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한미FTA에 대한 동맹강화론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지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북핵문제의 동향이나 대응 방안에 있어 정부와 미국과의 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로서는 미국의 부탁을 거부해 버린 양상이 돼버린 한미FTA 협의에 대한 조속한 합의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논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따른 합의에 이를 경우 비판 여론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동맹강화와 국민여론과 국가 이익 등을 감안하면서 미국의 요구에 대해 ‘이익의 균형’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어려운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