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하이브의 SM엔터트 주식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SM엔터 주식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카카오그룹 김범수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사실 요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일~17일과 27일 경쟁상대인 하이브의 SM엔터 주식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주가를 설정, 고정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배재현 전 카카오그룹 투자총괄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과 공모해 약 1100억 원을 투입해 총 363회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하루 뒤인 2월 28일에도 배 투자총괄대표 등과 함께 같은 방식으로 1,300억 원을 투입해 190회 시세조종을 거쳐 SM엔터 주식을 사들였다고 판단 중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의 SM엔터 지분이 합계 8.16%로 5% 이상에 해당하는 대량보유상황 보고 대상이 됐는데도 해당 보유지분 일부를 숨긴 채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하이브가 SM엔터를 인수해 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으로 거듭날 경우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엔터의 시장경쟁력이 약화될 거라는 판단 아래 이 같은 시세조종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또 공개적으로 지분을 매입할 방법이 있었음에도 계열사 명의로 SM엔터 주식을 사들인 것은 그해 2월 7일 카카오그룹이 SM엔터와 맺은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당시 SM엔터 지분 약 9.05%를 1주당 9만100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에 사들이는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을 맺은 상황이었으나, ‘경영권 인수 목적의 계약으로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제기돼 계약 성사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검찰은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그룹이 공개적으로 SM엔터 주식 인수전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일 경우 법원이 ‘경영권 인수’라는 목적을 인정해 가처분 신청 소송을 인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비싼 값에 SM엔터를 인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것을 우려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배 전 투자총괄대표, 올해 4월 지 회장을 각각 구속기소했으나, 이들은 현재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