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주미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사임 의사를 거듭 밝혀온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탈리아 대통령실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마타렐라 대통령이 드라기 총리에게 임시로 총리직에 남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드라기 총리의 사임서를 수리한 것이다.
대통령이 사임서를 수리하면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총선이 예정된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내각을 운영할지, 의회를 해산하고 가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지 결정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조기 총선 실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총선이 열리면 9월 말이나 10월 초가 유력한 상황이다.
드라기 총리는 원내 최대 정당이자 연정 파트너인 오성운동의 지지 기반을 잃고 지난주 대통령실에 사의를 밝혔으나 마타렐라 대통령은 ‘의회에서 다시 한 번 판단을 받아보라’는 취지로 이를 반려했다.
그러나 20일 상원에서 열린 드라기 총리 신임 투표에 오성운동뿐 아니라 중도 우파인 전진이탈리아 등 주요 정당이 불참하며 연정 붕괴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드라기 총리는 21일 하원에서 “상원 투표 결과의 의미를 깊이 새기겠다”며 사임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