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확진자 2000명대 육박하지만…
GDP 20%, 관광 수입 의존 포기 못해
그리스가 15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했다.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나 백신 접종 확인서를 제출하면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지역 간 이동 조치도 해제됐다.
그리스가 해외 관광객에게 문을 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GDP의 20%를 관광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날부터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한 53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국 뒤 열흘간의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했다. 격리 의무를 면제받으려면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나 백신 접종 확인서를 미리 제출해야 한다.
로이터 통신은 입국 완화 조치 첫날, 수도 아테네에 입국한 관광객들은 마냥 신이 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미코노스섬을 비롯한 남쪽 에게해의 섬 4곳에도 이날만 스웨덴 독일 카타르 등에서 출발한 국제선 항공편 32편이 도착했다.
이날 지역 간 이동 제한 조치도 해제돼 대형 여객선이 그리스 본토와 섬을 오갔다. 호텔들은 정상 영업을 재개했고,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박물관들도 문을 닫은 지 수개월 만에 관람이 허용됐다.
현재 그리스는 이달 14일까지 인구(약 1040만 명)의 약 26%가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다.
다만 그리스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올해 4월 초 4000명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최근 2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여전한 확산세에도 그리스가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 건 그리스 경제의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전체 GDP의 약 20%가 관광 산업에서 나오는데, 지난해 그리스 관광객은 2019년(3300만 명)의 5분의 1 수준인 700만 명으로 급감했다.
한편 이탈리아도 16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는 한국, 일본, EU, 미국 등의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15일(현지시간) 기준 신규 확진자가 5748명일 정도로 아직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관광 산업 타격을 고려해 이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