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신규 확진자 10만 명 웃돌며 확산세 심각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을 기미가 없이 무섭게 퍼지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지역 봉쇄 조치를 꺼냈지만, 전국적 봉쇄는 가능성이 작다고 15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전했다.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기준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00만984명이다. 9일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6일 만에 또다시 100만 명이 추가 확진된 것이다. 처음 100만 명을 넘기기까지는 98일이 걸렸지만, 이후 43일, 14일, 10일 등 점차 줄어들다가 6일까지 단축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 400명 중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전국적인 사망률은 4월 1차 확산 때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일일 평균 사망자 수는 1000명을 넘었다. 누적 사망자 수는 24만6006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열흘 넘게 10만 명을 웃돌고 있다.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증가 추세를 나타냈고, 이 중 10개 주에서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기록을 연일 새로 쓰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코로나19 자문단에 소속된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앞으로 몇 주 내에 (코로나19 환자가) 20만 명을 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 최악의 공중보건 위기”라며 “의료 시스템이 말 그대로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학 의학교수는 “중환자실(ICU)을 더 만들 수는 있지만, 중환자실 간호사를 더 만들 수는 없다”며 인력 부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입원 확진자 수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국간호사협회(NNU)는 9월 말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의료진의 수가 17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국적 봉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역별로 봉쇄에 해당하는 정밀한 규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건과 뉴멕시코 등 일부 주는 2주간의 자택 격리를 명령했고, 30개 주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아직 전국적 봉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