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분양경기 전망치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지방광역시를 포함한 비수도권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9월 전국 분양경기 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지난달보다 15.8포인트(P) 하락한 60.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SSI는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 판단하는 지표다. 매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며 100을 기준으로 분양경기 전망을 판단한다.
서울과 경기 전망치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수도권 전망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울의 이달 전망치는 86.3으로 전월 대비 0.9P 올랐다.
지난달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큰 폭으로 올랐던 세종은 전월 대비 38.4P 내린 66.6을 기록했다. 대전 역시 전월 대비 37.5P 하락한 50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부산 54.8, 인천 68.5, 광주 62.5 등으로 조사됐다. 다른 지방 역시 비규제지역으로 분류돼 지난달 분양시장 개선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이달 전망치는 최대 35P 하락하며 50선에 머물렀다.
주산연은 “세종과 대전은 전월 전망치가 급등했던 기저효과와 함께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지지부진하며 40P 가까이 전망치가 하락했다”며 “분양사업 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우세하고, 민간 주택 공급 위축과 서울-지방간 양극화 추세가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HSSI 실적치는 59.1로 두 달 연속 10P 이상 하락했다. 서울만 전월 수준인 80선을 기록했고,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직접 규제지역이 아닌 기타 지방에서도 실적치가 하락했다. 강원 42.8, 제주 45, 경북 47.3 등 40대 실적치를 기록했는데, 사업 추진 의지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 반영됐다는 게 주산연 측 분석이다.
지난달 분양시장 체감경기갭 역시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종과 대전, 광주, 경북, 강원, 제주의 체감경기 약세가 두드러졌다.
주산연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자연재해로 경제가 어렵고, 수요 억제 중심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수요가 많이 위축됐다”며 “입지 여건이 불리한 비수도권의 공급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시장 환경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