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계급여(월 70만 원)로 생활하면서 개인회생 절차에 따라 한 달에 30만 원씩 변제금을 내온 50대 여성이 질병으로 납입 중단 위기에 처하자 법원이 '특별면책'을 결정했다.
23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개인회생503단독 조형목 판사는 지난 4월 신모(53) 씨에 대해 개인회생 면책 결정을 내렸다.
식당에서 일하며 100만 원가량의 월급을 받아오던 신 씨는 3500만 원의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은 신 씨에게 향후 5년간(2016년 11월~2021년 10월) 매월 25만 원을 납입하는 내용의 변제 계획을 인가했다.
그러나 신 씨는 자궁내막증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더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다.
신 씨는 월 70만 원의 기초생계급여를 받으면서도 변제금을 내오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방문했다.
이 사건을 맡은 박진무 변호사는 '근로능력평가용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신 씨가 노동력을 상실했고,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을 성실하게 냈으며 현재는 기초생계급여 외 가용 소득이 없다"며 면책을 주장했다.
조 판사는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고 △채권자들에게 청산가치 이상을 갚았으며 △변제 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한 점 등을 이유로 면책을 결정했다.
박 변호사는 "법원의 특별면책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요건에 해당하고 성실하게 갚아온 점 등이 인정되면 긍정적인 판단을 얻을 수도 있다"며 "개인회생 절차를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특별면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