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2018년 6ㆍ13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임 전 실장은 30일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정말 울산 지방선거에 개입했다고 입증할 수 있느냐”면서 “(입증) 못하면 그땐 누군가 반성도 하고 사과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임 전 실장은 “이번 사건은 작년 11월에 검찰총장의 지시로 검찰 스스로 울산에서 1년 8개월 덮어놓은 사건을 이첩할 때 이미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업무는 특성상 한사람 인생과 가족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며 “검찰은 어떤 기관보다 신중하고 절제력 있게 남용함이 없이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검찰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 검찰이 좀 더 반듯하고 단정했으면 좋겠다”며 “내가 제일 세다, 최고다, 누구든 기소할 수 있다, 그러지 말고 아프게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권력기관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필요하다”며 “국민의 신뢰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출마 권유를 한 사실이 있는지,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경선포기 대가로 자리를 제안했는지, 청와대 인사들 기소에 대한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검찰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송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임 전 실장이 개입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참모 역할을 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VIP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 없어 해 비서실장이 한다’는 취지의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 경선에 송 시장이 공천된 과정에도 개입한 의혹도 받는다. 당시 경선에는 임 전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은 경선 없이 송 시장을 단수 공천했다.
임 전 위원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29일 청와대 하명수사ㆍ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1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임 전 실장을 비롯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나머지 피의자들은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4월 총선 이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