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의 사망자 중 한 명인 아버지 A 씨의 몸에서 주저흔이, 딸의 몸에서 방어흔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의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집안에서 A씨(50)와 아내 B씨(46), 딸 C양(18)이 숨져 있는 것을 아들 D군(16)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D군은 신고 당시 "엄마가 자살한 것 같다. 빨리 집에 와 달라"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와 C양은 방 침대 위에, A씨는 방바닥 아래에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혈흔과 흉기가 있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상처의 모양이나 혈흔 등을 분석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리고, 현장에서 저항이나 다툼이 있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시신에서 주저흔이, C양의 손 부위에는 방어흔이 발견됐다. 반면 B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나 방어흔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저흔이란 자신의 몸을 흉기로 찌르기 전 망설인 흔적을 말한다. 즉, 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의미한다. 반면 방어흔은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공격할 때 피해자가 이를 방어하면서 손바닥과 팔뚝 등에 생기는 상처를 말한다. 방어흔은 대개 손바닥, 손등, 팔의 자뼈 쪽(새끼손가락 쪽) 발에 생긴다.
아직 이들에 대한 부검이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경찰은 주저흔과 방어흔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가족 내에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3명 중 1명이 나머지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D군은 사건 전날 초저녁에 잠을 잤고 밤 11시께 일어나 새벽 4시께까지 학교 과제를 했으며, 잠들기 전까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살아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전날 오후 4시께 부모님이 집에 왔고,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D군을 수사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진술에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신중하게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나이가 어리고 가족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은 만큼 심리 상담 등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