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기획사'와 2010년 지방선거 등을 치른 통진당 후보들이 선거보전비용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2010년 지방선거 등에 출마한 옛 통진당 후보 9명이 각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보전비용액 반환명령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 6월 2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 2011년 10월 26일 실시된 재·보궐 선거 등에 출마한 후보자들로 당시 '이석기 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CNC)의 전신인 CNP전략그룹을 홍보대행사로 이용했다. 후보자들은 CNC로부터 받은 영수증, 세금계산서 등을 근거로 각 선거관리위원회에게 선거비용을 보전받았다.
그러나 이석기 등 CNC 관계자들이 허위 계약서와 견적서로 선거비용을 과다 보전받고, 증빙 서류 등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형사 기소된 사건에 해당 후보자들이 연루되면서 선관위는 이들에게 선거비용액 반환명령을 했다. 후보자 중 일부는 이석기 등과 공범으로 형사사건에 함께 기소됐고, 나머지는 반환 대상 금액이 적어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형사사건 1심 법원은 이들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이들의 죄가 없다고 봤다.
이에 후보자들은 2016년 4월 선거보전비용액 반환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 행정심판위원회는 2016년 1월 기각결정을 한 바 있다.
이들은 "관련된 범죄사실에 대한 사기죄 및 정치자금법위반죄에 관해서는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며 "선거비용보전청구 과정에서 허위 증빙을 제출했거나 보전금을 부풀려 과다지급 받았음을 전제로 하는 반환명령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기초가 된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공소사실에 관해서는 1심 법원과 항소심 법원에서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선거비용의 보전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금액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반환명령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관해서는 처분청이 이를 입증해야 한다"며 "선관위 등은 1심 판결 내용에 근거해 의심스러운 사정을 지적하는 것 외에 다른 입증 활동을 하지 않았고, 별도로 제출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