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쌍둥이 학생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복원한 결과 일부 시험문제의 정답만 따로 메모해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문제를 미리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임 교무부장 A씨와 그의 두 딸인 쌍둥이 자매를 세 번째로 조사한 다음 진술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5일 쌍둥이 학생과 아버지 A씨를 한 차례 추가로 조사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A씨와 쌍둥이 중 언니는 경찰서로 소환해 조사하고, 병원에 입원 중인 동생은 병원을 방문해 조사했다. 동생은 이달 14일 경찰 조사를 받은 후로 이날까지2주일 넘게 입원 중이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씨 부녀는) 문제유출 혐의는 계속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벌인 결과 문제 유출 정황을 보여주는 디지털 증거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메모에는 정답만 따로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로 인해 경찰은 쌍둥이 학생이 시험 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5일 3차 조사에서도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나, 학생들은 "공부를 하려고 검색용으로 저장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경찰은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세 차례씩 조사했다. 이들은 모두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경찰은 26일에는 숙명여고 교사 3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A씨 부녀 등 피의자들과 참고인들 진술 내용, 압수수색한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에서 나온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과 임의제출 등을 통해 확보한 쌍둥이 학생의 학교·학원 성적 등을 종합해 분석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쌍둥이 학생의 이번 2학기 중간고사 성적도 학교로부터 제출받아 수사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교육 관련 전문가 등에 쌍둥이 학생의 성적자료를 전달해, 성적 변화 추이에서 문제유출 혐의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는지 의견을 들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