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통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2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이 박물관에 소장된 2000만 점의 유물 중 상당수가 소실 위기에 처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께 퀸타 다 보아 비스타 공원에 있는 국립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 80여명이 출동에 진압 작전을 벌였다. 소방대원들은 주변 소화전 2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 인근 호숫가의 물을 길어 진화에 나섰다. 소장 유물 2000만 점의 상당 부분이 소실됐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나, 정확한 피해 상황은 3일 새벽 현재까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리우의 소방청장 로베르투 로다바이는 "건물이 오래됐고 인화성 물질에 나무, 서류, 기록 등이 많았다"고 말했다.
아직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불이 관람 시간 지나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질 과학과 역사, 문화에 끼치는 손실은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200년 전인 1818년 당시 식민 종주국인 포르투갈의 왕궁으로 썼던 것을 개조해 만들었고 건축물로서의 가치도 뛰어났다. 생물인류학, 고고학, 민족학, 지질학, 고생물학, 동물학 등 분야에서 가치 있는 유물 2000만 점 이상이 있는 곳이다. 이 박물관에는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유물 등 북남미 대륙의 역사와 연관이 있는 다양한 문화재뿐 아니라 미라, 석관, 동상, 석각 등 고대 이집트 유물 콜렉션도 소장돼 있다. 특히 올해에는 2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국립박물관 문화재 손실은 브라질이 이겨내기 힘든 재난이다. 200년의 작업과 연구, 지식이 사라졌다. 모든 브라질 국민들에게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