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노동자당(PT) 소속의 룰라 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이보페와 다타폴랴가 발표한 지지율 조사에서 2위와 큰 차이를 벌리며 선두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지지율 39%로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19%)를 20%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속가능네트워크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8%로 그 뒤를 이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정한 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22%로 1위, 시우바 후보 16%, 민주노동당(PDT)의 시루 고미스 후보 10%로 나타났다. 룰라를 대신해 PT 후보로 꼽히는 페르난두 아다지는 4%를 기록했다. 하지만 PT 지지층이 28%에 달해 결과가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일간지 폴랴데상파울루와 최대 방송사 글로브TV가 공동으로 시행한 이 조사는 20∼21일 전국 313개 도시 843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룰라 전 대통령이 수감된 상태라 피선거권을 인정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사법부는 더 난감해졌다. 브라질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 ‘피샤 림파’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선거법원이나 연방대법원은 법률적 잣대뿐 아니라 정치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해 결정이 쉽지 않다.
앞서 유엔인권위원회는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그의 대선 출마를 인정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브라질 정부가 즉각 “유엔인권위의 입장은 권고 사항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연방 검찰도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막아야 한다고 답했으나 여론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시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3분의 1이 ‘룰라 전 대통령의 출마가 허용될 경우 그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03~2010년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경제 성장과 주요 사회 복지 체계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통령직을 떠날 때도 지지율이 87%에 달했다. 그러나 퇴임 이후 뇌물수수 등 부패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4월부터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옥중에서도 자신은 무죄이며, 자신의 정치 생활을 막기 위한 반대파의 계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레이지 호프만 브라질 노동자당 대표는 이날 옥살이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을 대신해 1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