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찔끔 오르는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강세와 한반도 종전 및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부딪쳤기 때문이다.
밤사이 미국 연준(Fed)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인플레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그 여파로 원·달러도 상승출발했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섰다. 반면 이르면 이달말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1070원대 상단에서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지속됐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상충되는 두 이슈가 부딪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미국 경제사절단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원·달러는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역외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8.0/1078.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8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36포인트(0.73%) 하락한 2487.25를, 코스닥은 4.96포인트(0.57%) 내린 866.07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801억45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421억69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계속 혼조세다. 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쪽으로 기울고 있다. 달러 인덱스도 92.5 수준으로 주요 이평선 위에서 안착하는 느낌이다. 미국 인플레와 관련해서 FOMC가 자신감을 내비쳤기 때문”이라며 “반면 내부적으로는 북한 관련 이슈들이 계속되고 있다. 곧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증시가 조정을 받았고 외국인도 주식을 매도해 원·달러가 상승할 수 있는 국면이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 수출업체들도 1070원대 후반에서 매물을 내놨다.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상충되는 두 이슈가 크게 부딪침에 따라 원·달러는 당분간 방향을 잡지 못하는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달러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원·달러가 상승 출발했다. 장중 달러가 밀렸고 네고물량도 나오면서 하락반전하기도 했지만 오후장에 달러가 다시 강세로 갔고 외국인이 주식을 많이 팔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달러가 상하단이 다 막히며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달러가 지지받긴 하지만 위에선 물량이 있고 북한 재료도 있어 막히는 분위기다. 이번주 미국 경제사절단의 중국 방문도 있어 경계감 역시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35엔(0.32%) 하락한 109.63엔을, 유로·달러는 0.0030달러(0.25%) 오른 1.1987달러를 기록 중이다.